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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주간政談] '장고 끝 출마' 황교안, 이낙연은 경쟁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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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갈윤새 작성일20-02-08 20:33 조회3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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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vs 황교안 종로 빅 매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종로 빅 매치가 성사돼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달 6일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마주친 황 대표와 이 전 총리. /남용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제 혈액이라도~' 고민정, 헌혈 직전 돌아선 이유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의 종로 출마 선언을 기다렸을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습니다. 대선 후보 1, 2위를 달리는 두 사람의 종로 결전에 모든 시선이 쏠릴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서,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총선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도 나섰습니다.

-또,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만들어지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꼼수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미래한국당 당 대표로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이 추대됐는데요, 백브리핑도 없이 자리를 떠나 뒷말이 나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정신이 없는 청와대는 고민정 전 대변인 후임으로 또다시 언론인을 내정해 '권언유착'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먼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황 대표는 "종로를 반드시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 황교안 "종로 출마 선언 늦은 건 다른 게 아니고"

-황교안 대표가 장고 끝에 종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기자회견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갑작스러운 당 공지로 취재진은 서둘러 당사로 향했는데요. 현장엔 수많은 카메라와 취재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그만큼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다는 반증했지요. 굳게 닫혀 있던 황 대표의 입이 열리는 자리로 비서실장인 김명연 의원과 신보라·김재원·신상진 의원도 동행했습니다.

-이날 회견이 끝난 후엔 지난 미래한국당 창당대회 때 난입해 소동을 일으켰던 미래당 당원들이 당사 앞으로 몰려들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당시 오태양 대표가 대회장을 떠나면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래당 당원들은 '폭력사태 사과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황 대표에게 항의했습니다. 현장엔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설명하는 당원도 있었고요.

-당사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들과 대치하던 이들은 마침 차량 탑승을 위해 밖으로 나온 황 대표를 향해 "폭력사태 사과하십시오!"라고 외쳤습니다. 이에 주변이 혼란스러워지자 김명연 의원 등은 황 대표를 엄호하며 접촉을 차단했는데요. 황 대표는 의원들의 경계 속에 유유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남겨진 미래당 당원들은 취재진에게 '미래한국당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자료를 나눠주며 피켓 시위를 이어갔고요.

-황 대표 입장에서는 불청객이었겠네요. 그런데 종로 출마 결정이 상당히 오래 걸렸습니다. 말들도 많았는데 황 대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죠?

-네, 그렇습니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당내에서도 불만이 나왔습니다. 이석연 한국당 공관위 부위원장은 "종로 출마는 물 건너 간 거 같다"고까지 비판했을 정도였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도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 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요?"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뻘쭘하게 됐습니다.

-일단 황 대표는 종로 출마 선언이 늦어진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었다"는 말과 함께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당 대표로서 당의 이러한 전체적인 선거전략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어 많은 고뇌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보수 야권 통합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총선 거취를 먼저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 직후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종로 출마를 선언하던 이 전 총리의 모습. /김세정 기자

-황 대표의 해명은 표면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다른 부분도 고려했을 것 같은데요.

-네, 그동안 황 대표의 출마를 놓고 말이 많았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와 경쟁을 놓고 여론조사를 해보니 상당히 밀리는 것으로 나와 서울 용산구, 경기도 용인 등은 물론 비례대표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황 대표마저 종로 언급을 꺼리면서 '이낙연을 피하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실제 당내 일각에서도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만류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황 대표가 보수진영 대선 후보 1위인데 종로에서 낙마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황교안 개인뿐만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에 말이죠, 그래서 만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도 '겁쟁이' 또는 '우유부단' 등의 이미지가 고착화할 경우 향후 정치 행보에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유가 어쨌든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종로는 미리 보는 대선이 될 것 같습니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로 먼저 예비후보를 등록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대결이 주목됩니다. 그런데 황 대표는 경쟁자가 이 전 총리가 아니라고 했다는데 무슨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종로 선거는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출신 대결이라는 측면과 함께 대선 후보 1, 2위를 달리는 두 사람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 전 총리와의 일 대 일 경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상대방은 문재인 정권이다. 어떤 일 대 일의 경쟁이 아니고, 문재인 정권과 저 황교안과의 싸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결국 한국당의 선거 전략이면서 보수 야권의 통합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 전략을 철저하게 '문재인 정권 심판'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인 것이죠. 이런 선명성을 드러낼 때 보수 야권 통합과 후보 단일화 등 명분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대선 후보 1, 2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종로는 단순 국회의원 선거로 끝날 수 없게 됐습니다. 종로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 같아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국회 헌혈버스에서 헌혈에 나서려했으나 해외 순방 등으로 하지 못했다. 지난 5일 헌혈 버스를 찾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와 인재영입 4호인 대구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왼쪽 두 번째)와 고 전 대변인. /배정한 기자

◆ 헌혈이 국회의원 하기보다 어렵다는데…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지난 5일 국회에 모여 '신종 코로나' 대책을 논의했죠. 분위기는 어땠나요?

-참석자들 모두 민방위복을 입고 입장했는데요. 사뭇 비장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날은 '신종 코로나' 관련 첫 당·정·청 회의였는데요. 중국 후베이성 외의 지역 체류자 입국 제한 논의가 화두였기 때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취재진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강 장관은 2층 당 대표실을 빠져온 뒤 취재진을 피해 곧바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당·정·청은 이날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올해 예산에서 편성된 3조 4000억 원의 예비비를 방역 관리와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쏟기로 한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죠?

-네, 신종 코로나 여파로 헌혈자가 급감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에 당 주요 인사들이 당정청회의가 끝나고 직접 헌혈 행사에 동참한 겁니다. 이 행사는 4·15 총선 영입인재 4호인 소병철 전 고검장이 제안했다고 합니다.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이인영 원내대표도 일정을 추가해 이날 행사에 동참했습니다. 국회의원회관 앞 헌혈버스에서 대기하며 소 전 고검장은 "이 원내대표 혈액을 받는 분은 축복"이라고 농담했고, 이 원내대표는 "그렇지도 않다"라고 하는 등 행사 현장은 훈훈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헌혈 관계자에게 "끝나면 빵하고 우유 주나요. 옛날엔 빵하고 우유 줬는데"라며 우스갯소리도 했습니다.

-총선에 출마하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행사에 나타났는데요. 안타깝게도 헌혈은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방북 경험 때문인 줄 알았는데요. 의료진이 "1년 지났으면 괜찮다"라고 하자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근무 당시 다녀온 해외 순방국 중 한 곳이 헌혈 제한국가라 결국 좌절됐습니다.(웃음) 고 전 대변인은 살짝 당황한 기색이 보였습니다. 이 원내대표도 "고 대변인을 촬영했어야 했는데"라며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헌혈을 마친 뒤 관계자가 준 음료를 마시며 당을 충전했습니다. 고 전 대변인처럼 헌혈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여럿 있었는데요. 그래서 헌혈버스에서 대기하던 지도부 어떤 인사들은 "헌혈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국회의원 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농담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시키고 당 대표로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을 선출했다. 지난 5일 창당식에 앞서 물 마시는 한 의원. /남윤호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백브리핑 공포증?

-자유한국당이 지난 5일 예고한 대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시키고, 한선교 의원이 대표로 추대됐습니다. 그런데 한 대표 외에 다른 합류 의원들은 공개되지 않았다고요?

-네, 이날 창당대회에서 공개된 한국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의원은 한 대표가 유일했습니다. 위성정당이 기존 당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20여 명의 현역 의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인원이면 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4·15 총선 투표용지에 더불어민주당 바로 아래에 미래한국당이 기호 3번으로 기재되기 때문입니다.

-한국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넘어가는 게 확정된 다른 의원은 없나요?

-그런 부분을 묻기 위해 창당대회 종료 후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한 대표를 여러 매체 취재진이 따라가 질문을 했는데요, 답하지 않고 떠났습니다. 이에 다른 한국당 핵심 관계자에게 취재진이 몰려 여러 질문을 했는데요, 속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미래한국당 창당준비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가장 잘 알 것"이라고 했고요.

-이 과정에서 한 대표가 백브리핑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이유에 대한 묘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백브리핑 공포증이 있다"고 한 겁니다(웃음). 실제 한 대표는 백브리핑 도중 한 발언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황 대표의 브리핑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한 대표는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이라고 발언에 막말 논란이 제기된 건데요, 당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모두 일제히 맹비난했습니다. 이후 2주 뒤 한 대표는 한국당 사무총장직에서도 사퇴했습니다. 드러난 이유는 '건강상 이유'였는데요, 취임 4개월 만의 사태라 막말 논란 여파가 아니냐는 얘기가 정치권에 파다했습니다.

-이른바 '의원 꿔주기'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그럼 현재는 추가로 더 가겠다는 의원이 없다는 이야긴가요?

-아닙니다. 몇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와 마찬가지로 불출마를 선언한 조훈현·최연혜 비례대표 의원, 김성찬 의원이 미래한국당행을 결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목표 의원 수에는 한참 모자란 상황인데요, 황 대표가 직접 나서 불출마 의원들의 미래한국당행을 요청하고 있다고 하니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정봉주(원 안) 전 의원에 대한 후보 적격 여부를 오는 9일로 미뤘다. 사진은 지난 6일 여의도 모 카페에서 민주당 공관위 결과를 초초하게 기다리는 정 전 의원의 모습. /여의도=박숙현 기자

◆ 정봉주는 '초조'해서, 취재진은 추워서 '벌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6일 정봉주 전 의원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가 다시 집어넣었죠, 판단을 미룬 이유가 뭔가요?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성추행은 없었다고 보이지만,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아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결정을 9일로 미뤘습니다. 정 전 의원 논란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던 그가 '여성 팬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로 서울시장 출마 포기와 함께 정계를 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이후에 무고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는데 지난해 10월, 1심 재판 결과가 무죄로 나왔습니다.

-판결문에는 '성추행 사실이 인정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당초 공관위는 재판이 아직 남아있고 여론이 나빠 '부적격' 판정으로 가닥을 잡았었는데요. 이날 결론이 나지 않아 의외였습니다.

-공관위 결과만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허탈했을 것 같은데요?

-네, 취재진 사이에선 '봉도사'(정 전 의원 별칭)의 적극적인 언론 플레이와 간절함이 통했다는 반응입니다.(웃음) 그는 중앙당사에서 공관위 회의가 열리던 시각, 인근 한 커피숍에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봉주와 주진우가 ○○에서 포착됐다'는 이야기가 돌아 직접 가봤는데요. 주 기자가 아닌 그처럼 단발 머리의 여성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또, 수차례에 걸쳐 누군가와 통화했는데요. "전체회의~"라는 말을 한 거로 봐서 공관위 검증소위에서 결론을 못 내고 전체회의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통화 내내 자리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초조해하다가 사진기자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자 황급히 카페를 떴습니다.



-정 전 의원이 공관위 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불안한 마음에 '벌벌' 떨었다면, 취재진들은 영하 5도를 밑도는 한파에 떨었습니다. 당사 출입이 금지돼 그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거죠. 회의가 너무 길어지자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 조건으로 당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정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김용민' 씨와 관련한 해프닝도 있었다는데, 무슨 일이죠?

-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공보국이 '7일 김용민·김남국 변호사 입당 기자회견'을 통지했는데요. 김용민 변호사는 정 전 의원의 법률 대리를 맡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공교롭게도 같은 시각,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이 재조명돼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MC출연이 무산됐다는 소식도 알려졌는데요. 그 역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정 전 의원과 친분이 있죠. 취재진 사이에선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을 헷갈리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그 김용민이면 민주당 총선 망한다'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이 여성혐오발언 논란이 있던 김 평론가 출마를 강행한 점이 패인으로 분석됐죠. 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 전 의원에게 '불출마'와 '강행' 중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강민석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내정해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윤도한(사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완벽하게 퇴직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 '권언유착' 논란 휩싸인 靑 "완벽하게 퇴직한 상태였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신임 대변인에 강민석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내정하면서 뒷말이 많죠?

-네. 강 대변인은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사표를 냈고, 3일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흘 만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됨으로써 사실상 현직 기자가 청와대에 직행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인이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면서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청와대가 난처하겠네요.

-MBC 논설위원 출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한겨레신문 출신 여현호 홍보비서관과 김의겸 전 대변인 등이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을 때 비슷한 논란을 불렀습니다. 이번에도 권언유착은 없고 개인의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보수야당은 새 대변인에 현직 언론인을 발탁한 것에 대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하며 공세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또 보수야당과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인사 발표 직후 강 전 부국장의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유감을 표했고요.

-이번 청와대 대변인 인사 논란이 언제까지 갈지 주목되네요. 현직 기자의 청와대 직행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고요. 인사 발표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다만 공식 인사 발표 이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났는데요. 아무래도 말이 많은 '권언유착'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윤 수석 등 과거의 사례를 들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윤 수석은 '전직 언론인'이었다라고요. 그러니까 윤 수석의 경우는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직행한 것이 아니다라는 얘기죠. 청와대에 오기 오래전에 사표를 냈고 또 처리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퇴직한 상태였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이에 일부 기자들은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이 관계자도 멋쩍었는지 살짝 웃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그 모습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부 기자들이 단순히 그의 말이 웃겨서 웃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윤 수석은 지난해 1월 임명되기 열흘 전에 MBC를 퇴사했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한건우 인턴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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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관광객이 뜸해진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눈 쌓인 한라산 모습. /더팩트 DB

"싸고 쾌적, 지금이 오히려 기회"..."동선 최소화해야" 우려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눈 쌓인 한라산에 호젓한 진짜 제주도를 보고 싶으시면 정말 혼자옵서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각종 모임이 취소되고 주요 관광지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까지 줄어들었다. 오히려 이런 한가한 때를 역이용하는 '여행족'들이 있다.

그들에게 개강 연기와 저렴해진 항공권 가격은 더 안락한 여행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옵션'이다. 특히 여행 마니아들은 시끌벅적한 유커가 사라진 지금이 진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시기라고 추천한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나모(30) 씨는 이번 주부터 이른바 '코로나 휴가'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자 곧장 회사에 휴가를 낸 나 씨는 지난 5일 제주도행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5년 전 메르스 당시의 기억이 이번 여행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한다.

나 씨는 "어려서부터 자주 제주에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유커에 치이고 밀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다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우연히 간 제주 출장에서 내가 항상 그리던 '진짜 제주도'를 봤다"고 말했다.

잇따른 예약 취소로 항공권 가격이 급락한 것도 여행을 결심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왕복 항공권이 4만원으로 평소 반값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제주도 관광 종사자 분들은 힘들겠지만, 여행객들에겐 지금이 진짜 제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적기"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기 요금은 급락했다. 사진은 텅 빈 제주도행 항공기 좌석 모습. /독자 제공

실제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평소 10만원가량 하던 요금이 이번 주말엔 왕복 기준으로 2만~3만원까지 떨어졌다. 저가 항공사에서는 공항세와 유류할증료를 제외하고 1만5000원에 표를 내놓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대학가엔 비상이 걸렸지만 대학생들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여행의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서울 모 대학교 졸업반인 김모(27) 씨는 "이번 겨울방학에 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마지막으로 여유있게 지낼 수 있는 보너스같은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해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를 다녀온 친구 얘기를 들으니 평소와 달리 비행기 안이 텅텅 비었다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제주도에서 조용하게 머리를 식히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민들은 유커와 국내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자 '이게 바로 제주'라며 진정한 제주의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

제주의 모 중학교 한 교사(34·여)는 "장사를 하시는 분들한텐 죄송한 얘기지만, 호젓한 제주는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며 멋쩍은 듯 웃었다.

제주에서 나서 자란 그는 "주말에 차를 타고 이곳 저곳을 둘러볼 예정"이라며 "육지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제주도 푸른밤'을 한 번 느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따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뉴시스

이러한 틈새 시장을 노리는 여행족들을 놓고 일각에서는 걱정섞인 시선도 보낸다. 한창 신종 코로나 지역 사회 확산이 우려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무사증(무비자) 입국마저 전면 금지한 상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접촉 가능성만을 두고 시민들의 이동을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가급적이면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행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느냐"며 "지금은 분명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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