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상속세 10조" 부동산 팔고, 주식도 파는 삼성 일가 [뉴스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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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환보효 작성일21-10-10 07:31 조회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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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를 참관했다.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 회장,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 관장 왼쪽 뒤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보인다. [중앙포토]━이상재 산업2팀장의 픽 : 이건희 상속세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가족이 보유 중인 삼성 계열사 주식 일부를 매각한다. 시가로는 2조원이 넘는 규모다. 앞으로 남은 10조원대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10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지난 5일 삼성전자 주식 1994만1860주(0.33%)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했다.━삼성 일가 주식 2조1500억어치 처분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같은 날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1.95%)에 대해 국민은행과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생명 주식 345만9940주(1.73%)와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1.95%)를 팔겠다고 공시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까지 주식 매각 관련한 공시가 없었다. 삼성 일가에서 처분하겠다고 밝힌 삼성 계열사 지분은 시가 2조1575억원(8일 종가)어치다. 이번 처분신탁의 목적은 ‘상속세 납부용’이다. 앞서 이 회장의 유족 측은 지난 4월 말 세무당국에 12조원대에 이르는 상속세를 신고하고 1회분(약 2조원)을 납부하면서, 앞으로 5년간 5회에 걸쳐 연부연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금까지 삼성 일가는 가용 현금과 주식 배당,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동산 매각을 한 적은 있어도 주식 처분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이와 별개로 이 부회장 등은 삼성전자·물산·생명 등 보유 주식 5조원어치를 법원에 납세 담보로 공탁한 상태다.━일각에선 “추가로 지분 내놓을 수도”이건희 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26조원 규모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삼성 계열사 주식의 상속 재산가액은 18조9633억원이다. 이에 따른 상속세만 1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식 상속세 규모.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상속세가 부과된 경우는 연 평균 8100여 명, 2조8400억원이었다. ‘이건희 상속세’가 그 네 배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국내 최고 상속세액은 고 구본무 회장의 상속인이 신고한 9215억원이었다.일각에선 삼성 일가가 추가로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다만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경영권 약화 우려를 제기하지만,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엔 상속·증여세 납부 ‘비상’ 최근 국내 재계는 상속·증여세 납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광주신세계 주식 83만3330주(52.08%)를 2285억원을 받고 신세계에 팔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게 증여받은 이마트 지분에 대해 증여세를 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재계 상속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주식 9만705주(0.26%·약 251억원)를 롯데지주에 매각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월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타계한 이후 4500억원대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최근 4개월 새 10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한진칼 주식을 411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역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율 60% 과도해” vs “0.1% 위한 것” 국내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 최대주주 할증률(20%)이 적용되면 6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6개국 중 스웨덴·캐나다·노르웨이·이스라엘 등 13개국은 상속세가 0원이며, 상속세 최고 세율은 평균 27.1%다.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등은 “이는 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창업·승계 의지가 꺾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 1위 손톱깎이업체 쓰리세븐,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 국내 최대 종자기업 농우바이오 등은 상속세 고민 끝에 회사를 매각한 사례로 꼽힌다.반대로 2세 승계를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2·3세가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모기업의 가치를 깎아내려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식이다.━“연부연납 기간 5→10년 연장해야” 현실적으로 연부연납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연부연납은 상속·증여세액이 2000만원을 넘었을 때 납세 담보를 제공하고, 일정 기간 세금을 나눠서 내는 제도다. 대신 연 1.2%의 이자를 내야 한다.한국은 연부연납 기간이 5년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은 10~20년간 연부연납이 가능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상속세 최고 세율은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반론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상속세가 없다는 캐나다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60%에 육박하며, 스웨덴·이스라엘 등도 소득세율이 상당하다”며 “국민 0.1%만을 위한 제도 개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정부는 상속세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유산취득세 도입 여부를 묻는 질의에 “전체적으로 검토할 때 함께 짚어보겠다”고 답했다. 유산취득세는 피상속자가 물려주는 전체 재산이 아닌 상속자 개인의 유산 취득분에 매기는 세금으로, 상속자의 부담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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