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이라 못하는 文정부 쏙 빼고…북한, 대미 공세 집중

이중기준 철회 거듭 촉구하며'정상국가' 지위 요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데일리안 = 강현태 기자] 한국과 미국을 향해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해온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대미 공세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연이은 군사행동을 '도발'로 규정하지 않자 요구가 관철됐다고 보고 미국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21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미국이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오도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등 심히 자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하여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중기준 철회를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이중기준 철회란 북한의 신무기 시험을 '군사도발'이 아닌 '정당한 국방력 강화 행위'로 봐달라는 뜻이다. 이는 국제규범을 어기고 핵개발을 해온 북한의 무력증강을 비확산 모범국인 한국의 군사역량 강화와 동등하게 간주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는 주변나라들과 지역의 안전에 그 어떤 위협이나 피해도 주지 않았다"며 "미국을 의식하거나 겨냥한 것이 아니고 순수 국가방위를 위해 이미 전부터 계획된 사업인 것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근심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비정상 정권으로 손꼽히는 북한이 '정상국가' 지위를 요구하는 셈이지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를 용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북한의 군사행동을 묵인할 경우, 논리적으로 북핵 개발까지 정당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규탄 메시지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미국 주도로 개최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미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대북 비판 메시지가 제기됐다. 임기 종료를 앞둔 문 정부가 대북성과에 목을 매며 북한 군사도발에 침묵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北, 안보리 회의에 불쾌감 "엄중하고 심각한 결과 초래"신무기 추가 시험·공개 가능성한편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그는 "미국이 백악관 대변인, 국무성 대변인, 인디아태평양 사령부를 내세워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위반'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오도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등 심히 자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위험한 '시한탄'을 만지작거리는 데 대하여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주권행사를 걸고들지 않는다면 조선반도에서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한사코 잘못된 행동을 선택한다면 보다 엄중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유엔 안보리가 공동성명을 채택하진 못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 규탄 메시지가 제기된 만큼, 북한이 예고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북한은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 미국 공격용 SLBM 등의 신무기를 공개적으로 시험하지 않은 상황이다.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를 통해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조선중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