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구성원들, 김범수 5조 기부에 머리 맞대는 이유

중요 현안 있을 때마다 토론기부 방식 등 함께 논의할 듯[경향신문] 지난 8일 재산의 절반 규모인 5조원 기부 계획을 발표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장은 당시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이제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나갈 생각”이라고만 밝혔다. 일단 대외적으로 ‘약속’을 해놓은 뒤 차차 방법을 찾아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김 의장의 기부 방식은 조만간 열릴 카카오 사내 구성원 간담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카카오 관계자는 15일 “카카오는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토론하는 전통이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김 의장이 구성원들에게 직접 의견을 듣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체로 목요일 오후 5시에 열려 ‘T500’이란 이름이 붙기도 한 카카오 구성원 간담회에는 김 의장부터 최고경영자(CEO)와 각 서비스 담당자 등 많게는 100명 이상이 참여해 토론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기라 온라인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김 의장이 과거에 관심을 표명했던 교육과 창업 지원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이 자리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이 2018년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카카오임팩트’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카카오와 자회사 카카오M이 공동으로 40억원을 출자한 카카오임팩트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진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질적인 방법을 탐구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김 의장이 이번에 기부 계획을 밝히면서 이야기한 취지와 다르지 않다.다만 이번에는 회사가 아니라 김 의장의 개인 재산을 내놓기로 한 만큼 카카오임팩트와 별도로 움직일 공산도 있다. 김 의장의 재산 대부분은 카카오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절반을 기부해도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될 수 있다. 김 의장은 개인 명의로 카카오 주식 1217만여주(13.74%)를,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명의로 993만주가량(11.21%)을 갖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분의 8.74%를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거에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보다는 여러 사정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인터랙티브] 그 법들은 어떻게 문턱을 넘지 못했나▶ 경향신문 바로가기▶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