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급식재료도 50년 만에 학교처럼 ‘경쟁 입찰’

‘농축수협 9%가 수의’ 개선훈련소 등은 민간위탁 추진영양사·민간 조리원 확대[경향신문] 군 당국이 1971년부터 50년간 수의계약 형태로 소수 농축수협이 독점해온 군부대 식재료 군납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국방부는 4일 “군 급식시스템 직영을 원칙으로 장병 선호와 건강을반영하는 ‘선 식단 편성·후 식재료 경쟁조달’ 체계로 변화시키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학교급식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장병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국방부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협업해 내년에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군 전용으로 변형한 체계(가칭 MaT)를 개발하기로 했다. 기존 군 정보체계(군수·재정체계)와 연동해 식단 편성, 입찰, 계약, 정산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그동안 군 급식이 공급자 위주 농축수산물 조달체계 탓에 장병들의 선호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국내 약 1000여개 농축수협 중 군납 농축수협은 90여개(전체의 약 9%) 수준이다. 이들이 1년 단위 수의계약을 통해 변경 없이 납품하면서 식재료의 품질과 다양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돼지와 닭 등 축산물의 경우 ‘마리당 계약’ 탓에 닭다리 등 장병들이 선호하는 부위나 돼지 목살, 등심 등이 납품되지 않았다. 군납 수산물은 2015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외부 전문기관 품목별 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 수준이다.국방부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현재 군 급식에 납품하고 있는 농축수협뿐 아니라 다수의 공급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경쟁체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국방부는 또 10여개 대규모 교육훈련기관을 중심으로 민간위탁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육군훈련소, 해·공군과 해병대 교육훈련단 등 교육훈련기관은 연간 많은 교육인원을 대상으로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들 기관은 전시 급식지원에 따른 제한사항이 상대적으로 적어 민간위탁을 통해 민간기업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국방부는 현재 군단급(급양대, 3만명 규모)에 편성된 영양사를 사단급(1만2000명 규모)까지 파견하기 위해 올 후반기에 47명의 영양사 채용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여단급까지 영양사를 둘 계획이다. 부대 내 민간 조리원도 31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리병이 군에서도 비선호 보직”이라면서 “앞으로 민간 조리원들에겐 음식의 간을 보는 등 보조적 임무가 아닌 실제 조리 임무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국방부는 ‘조리병 없는 병영식당’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리병 없는 병영식당’은 우선 육군 제32보병사단 예하 1개 대대에서 시범운영될 예정이다. 100~150명가량의 해당 대대 병영식당에선 앞으로 조리병 대신 급양관리관 1명과 민간 조리원 6명이 대대원 전체의 식사를 책임지게 된다. 군은 이 시범사업 운영 결과에 따라 내년엔 민간 조리원을 더 늘려 현행 ‘조리병 중심’의 군내 조리인력 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모든 부대는 원칙적으로 직영 급식 체계를 운영하고 민간위탁은 예외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전시를 대비해 별도 (급식) 계획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