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정부가, 항의는 주유소"…요소수 공급 3시간전 취소 '혼란'

군 물량 공급처 지정됐던 주유소…'취소됐다' 달랑 문자 하나만 "요소수 언제 들어오나" 주유소에 문의 전화 빗발…업주 한숨정부가 군물량 요소수를 긴급 공급하기로 한 부산 동구 한 주유소 입구에 '입구 교통 문제로 요소수 공급 전면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2021.11.12/© 뉴스1 백창훈 기자(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 = "먼저 물량을 공급하고 긴급 조치를 냈어야 했는데, 주유소마다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정부가 '요소수 판매처 주유소 일원화' 카드를 꺼냈지만, 일선 주유소 현장에서는 '모순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표하기 전 먼저 요소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배포했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앞뒤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내놓은 대책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전날 정부가 요소수 14.7톤 물량을 긴급 공급하기로 한 부산 동구 한 주유소에서는 판매 당일 요소수 입고가 돌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해당 주유소 사장 A씨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요소수를 판매하려고 화물차 기사들에게 미리 전화를 돌렸다. 그동안 요소수 판매가 중단돼 화물 기사들이 대다수 몰릴 것으로 예상한 A씨는 요소수를 운반할 지게차 인력도 미리 뽑아놨다.그런데 판매 개시 3시간 전인 오전 11시 갑자기 '공급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공급 진로가 바뀌었습니다'는 내용의 국방부 명의의 문자가 A씨에게 전달됐다. 황당한 상황에 다급해진 A씨는 취소된 이유를 문의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단 한 차례도 전화가 닿지 않았다.A씨는 "어제 새벽부터 트레일러 기사들한테 요소수 재고 있냐는 전화가 계속해서 와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공급 주유소로 지정된 이후 아직도 요소수를 찾으러 오는 화물차주들이 많다. 실수는 정부가 했는데, 항의는 우리가 다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한국주유소협회는 요소수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긴급조치를 내려 국민들에게 '요소수 재고가 확보됐다'는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부 고시를 보고 주유소에 갔는데 아직도 물량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민원 전화가 들어오고 있다"며 "요소수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대형 주유소에 우선 공급되고 영세 주유소는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취재진은 주유소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요소수 재고가 남아있는 곳은 1곳도 없었다. 물량은 없는데 재고가 남아 있냐는 문의 전화만 수십통 온다는 것이 주유소 업주들의 설명이다.군물량 요소수 공급처로 지정된 또다른 부산지역 주유소에서도 전날 물량을 푼 지 10시간만에 요소수 14.7톤이 동이 났다.주유소 사장 B씨는 "요소수 판촉 행사를 해도 4~5개월 동안 8병(10L) 정도만 팔릴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며 "요즘에는 기름을 넣으러 오는 손님이나 길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제발 요소수 한통만 달라'고 한다. 이전에는 주유하고 남은 요소수를 가져가기 애매하니 '그냥 다른 손님한테 줘라'고 말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품귀 대란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전날부터 12월31일까지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다. 사재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처는 주유소로 한정되며, 일반 승용차 1대당 최대 10L까지, Δ화물·승합차 Δ건설기계 Δ농기계는 최대 30L까지 가능하다.조치 위반 시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및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