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산업부 수사, 정치 보복 아냐...靑 개입, 현 단계선 확인 안돼"(종합)

기사내용 요약동부지검 '블랙리스트 수사' 관련 해명"핵심 피고발인 귀국 이후 수사 본격화""대선 이전에 수사팀 증원 등 압색 준비"[서울=뉴시스]신재현 임하은 기자 = 검찰이 이른바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와 관련, "일부에서 제기하는 의혹처럼 대선 결과를 보고 캐비닛에서 사건을 꺼내 수사를 했다거나 정치적 의도를 가진 보복수사라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검찰은 대통령 선거 이전, 즉 기관장들에게 사퇴를 직접 종용한 걸로 알려진 산업부 A국장의 귀국 이후 강제수사를 준비했다며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사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은 12일 오후 "청와대와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아직 압수물을 분석 중이고 사건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고 수사 경과를 설명했다.심 지검장은 국무총리실·외교부·통일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은 현재 산업부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석열 당선인의 취임 전 이번 사건의 기소 여부가 결정될지를 묻자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가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착수한 것인 만큼 일체의 고려 없이 최선을 다해서 신속하게 수사를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심 지검장은 검찰이 고의적으로 사건을 묵혀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의를 위해 열린 지검장회의에서 동부지검이 '코드수사', '정치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적극 해명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심 지검장이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했고, 동부지검은 '산자부(산업부) 인사권 남용사건 수사경과'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동부지검은 지난 5일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수사경과를 공개할 수 있게 됐다.검찰은 산업부 관련 수사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3년간 해외 파견 중이던 핵심 피고발인(A국장)이 지난 2월께 귀국했다"고 해명했다. A국장은 2017년 9월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발전사 사장들을 만나 사퇴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그는 2019년 3월께 미국 공사참사관으로 발령이 나 해외근무를 하던 중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지난 1월27일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언급하면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정립되는 법리를 참고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서 사표를 받거나 사퇴를 종용했다는 직권남용 등 혐의로 2019년 4월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27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 받은 바 있다.[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하며 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심 지검장, 김 총장, 박성진 차장검사, 예세민 기획조정부장. (공동취재사진) 2022.04.11. photo@newsis.com1심과 2심이 재판 과정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가담자들의 직권남용 범위를 다르게 인정했던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결국 지난 2월부터 임의수사 등을 통해 본격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임의제출이 불가한 인사자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대선 이전부터 압수수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 수사가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선 이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서, 서울동부지검은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압수수색을 준비하면서 지난달 7일 청내 검사 재배치를 통해 수사팀을 증원했고 같은 달 21일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현재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형원)는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백운규 산업부 전 장관, 이인호 전 차관, A국장 등 산업부 관계자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4명의 발전사 사장들은 1년4개월~2년2개월가량의 임기가 남아 있었지만 2017년 9월 A국장을 만난 뒤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표는 한날에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019년 사직서를 제출한 걸로 알려진 8명의 기관장 가운데 7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5명의 피고발인 가운데 2명은 고발 당해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3년간 수사하지 않다가 지난달 25일, 28일 이틀에 걸쳐셔 산업부를 비롯해 산하 공공기관, 한국전력 자회사 8곳 등 총 9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검찰이 정권 교체 시기에 맞춰 '코드 맞추기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