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샤갈, 파리의 아름다웠던 만남… ‘이건희컬렉션’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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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궉채한 작성일22-09-21 03:38 조회3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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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과천관 오늘부터 특별전故 李회장 기증 피카소 도자 중 90점, 모네-샤갈-고갱-달리 등의 회화 7점19세기 佛활동 거장 8인 작품 한자리… 내년 2월 26일까지 무료 전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전시장 한쪽에 세워진 채 샛노란 빛을 머금은 가로등. 오래전 유럽 거리를 밝히던 가스등처럼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길 반복한다. 안개 낀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을 산책하면 이런 기분이 들까. 몇 발짝을 더 내디디니 파블로 피카소와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눈앞에 펼쳐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 위대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19세기 파리의 노천카페로 탈바꿈했다. 21일 개막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관객을 몽환적인 걸작의 세계로 초대한다.
마르크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국립현대미술관이 선보이는 세 번째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으로, 작가들 면면만 봐도 가슴이 뛴다. 모네,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폴 고갱, 살바도르 달리의 회화 7점이 전시장을 수놓았다. 미술관은 “4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첫선을 보였던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 공개하는 작품들”이라고 밝혔다.
파블로 피카소의 ‘이젤 앞의 자클린’(1956년). 피카소의 두 번째 부인 자클린 로크를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가장 중심이 되는 작가는 피카소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피카소 도자 112점 가운데 90점을 대거 선보였다. 1948년부터 1971년까지 만들어진 ‘피카소 도자 에디션’의 대표작들이다. 전유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피카소가 회화나 조각, 판화에 활용했던 다양한 주제와 기법이 응축돼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살필 수 있다”고 했다. 전시 제목에서 짐작되듯 작가 8명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했다. 당시 파리는 세계적인 미술의 중심지로, 이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
폴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1875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모네와 르누아르는 파리 문화계에서 유명했던 절친. 피사로와 고갱은 돈독한 사제지간이다. 피사로는 이번 전시에 나온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1875년) 등을 보자마자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고 한다. 이후 증권 중개인이던 고갱을 가르쳐 전업 화가로 이끌었다. 함께 전시한 피사로의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년)이 왠지 닮은 기운을 풍기는 연유가 짐작된다. 피카소와 미로, 달리는 스페인 출신이지만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미로와 달리가 파리에 온 이유가 피카소 때문이었다고 한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년)과 피카소의 도자 ‘켄타우로스’(1956년), 사람과 새와 별이 있는 밤 풍경을 담은 미로의 ‘회화’(1953년)와 피카소의 ‘큰 새와 검은 얼굴’(1951년)을 살피노라면, 파리의 밤하늘 아래서 셋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궁금해진다. 르누아르와 샤갈 역시 피카소와 이어진다. 피카소는 전시에 소개된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년)를 본 뒤 1919년 존경을 담아 르누아르의 초상화를 그렸다. 샤갈도 파리를 사랑했으나 피카소를 처음 만난 곳은 1940년대 말 프랑스 남부였다.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년)은 당시 도자에 매진하던 피카소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바깥에 설치한 회화들 곁을 거닐다가 도자의 숲을 돌아본 뒤 전시장 가운데 설치한 테이블에서 쉬어가는 경로를 추천한다. 잠시 앉아 ‘걸작의 풍경’을 바라보면 삶을 토닥이는 예술의 숨결이 귓가를 간질인다. 무료이며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1인당 4장까지 가능하다. 관람 희망일 14일 전 오후 6시부터 예약할 수 있다. 회차당 70명씩 하루 8회 차 관람을 진행한다. 현장에선 회당 30명, 하루 240명까지 따로 접수를 한다. 내년 2월 26일까지. 월요일 휴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전시장 한쪽에 세워진 채 샛노란 빛을 머금은 가로등. 오래전 유럽 거리를 밝히던 가스등처럼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길 반복한다. 안개 낀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을 산책하면 이런 기분이 들까. 몇 발짝을 더 내디디니 파블로 피카소와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눈앞에 펼쳐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 위대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19세기 파리의 노천카페로 탈바꿈했다. 21일 개막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관객을 몽환적인 걸작의 세계로 초대한다.
마르크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국립현대미술관이 선보이는 세 번째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으로, 작가들 면면만 봐도 가슴이 뛴다. 모네,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폴 고갱, 살바도르 달리의 회화 7점이 전시장을 수놓았다. 미술관은 “4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첫선을 보였던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 공개하는 작품들”이라고 밝혔다.
파블로 피카소의 ‘이젤 앞의 자클린’(1956년). 피카소의 두 번째 부인 자클린 로크를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가장 중심이 되는 작가는 피카소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피카소 도자 112점 가운데 90점을 대거 선보였다. 1948년부터 1971년까지 만들어진 ‘피카소 도자 에디션’의 대표작들이다. 전유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피카소가 회화나 조각, 판화에 활용했던 다양한 주제와 기법이 응축돼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살필 수 있다”고 했다. 전시 제목에서 짐작되듯 작가 8명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했다. 당시 파리는 세계적인 미술의 중심지로, 이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
폴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1875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모네와 르누아르는 파리 문화계에서 유명했던 절친. 피사로와 고갱은 돈독한 사제지간이다. 피사로는 이번 전시에 나온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1875년) 등을 보자마자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고 한다. 이후 증권 중개인이던 고갱을 가르쳐 전업 화가로 이끌었다. 함께 전시한 피사로의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년)이 왠지 닮은 기운을 풍기는 연유가 짐작된다. 피카소와 미로, 달리는 스페인 출신이지만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미로와 달리가 파리에 온 이유가 피카소 때문이었다고 한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년)과 피카소의 도자 ‘켄타우로스’(1956년), 사람과 새와 별이 있는 밤 풍경을 담은 미로의 ‘회화’(1953년)와 피카소의 ‘큰 새와 검은 얼굴’(1951년)을 살피노라면, 파리의 밤하늘 아래서 셋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궁금해진다. 르누아르와 샤갈 역시 피카소와 이어진다. 피카소는 전시에 소개된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년)를 본 뒤 1919년 존경을 담아 르누아르의 초상화를 그렸다. 샤갈도 파리를 사랑했으나 피카소를 처음 만난 곳은 1940년대 말 프랑스 남부였다.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년)은 당시 도자에 매진하던 피카소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바깥에 설치한 회화들 곁을 거닐다가 도자의 숲을 돌아본 뒤 전시장 가운데 설치한 테이블에서 쉬어가는 경로를 추천한다. 잠시 앉아 ‘걸작의 풍경’을 바라보면 삶을 토닥이는 예술의 숨결이 귓가를 간질인다. 무료이며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1인당 4장까지 가능하다. 관람 희망일 14일 전 오후 6시부터 예약할 수 있다. 회차당 70명씩 하루 8회 차 관람을 진행한다. 현장에선 회당 30명, 하루 240명까지 따로 접수를 한다. 내년 2월 26일까지.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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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1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오후 12시51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경제·안보 복합 위기 등으로 세계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가 연대해 자유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난 5월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서 거듭 강조한 ‘자유 연대’를 제시한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자유를 21번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국도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 토의 첫날인 이날 회원국 정상 중 10번째로 기조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11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유엔 헌장이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한다’고 천명한 것을 언급하며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하여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국제 사회가 기후변화, 식량·에너지 안보 문제 등에 직면한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발발한 상황에서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협력하자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1. /뉴시스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 문맹,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자유주의 진영이 지금껏 누려온 번영을 지속하려면 함께 연대해 약소국을 도와야 하고, 이를 위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윤 대통령은 “유엔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팬데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또 “탈탄소라는 지구적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녹색 기술 선도국가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더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디지털 격차는 국가 간의 양극화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면서 “디지털 기술 선도국가는 개도국의 디지털 교육과 기술 전수·투자에 더욱 많은 지원을 해야 하고 유엔은 이를 이끄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치고 있다. 2022.09.21. /뉴시스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강조해온 ‘약자 경제’의 글로벌 버전이자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국은 최근 긴축 재정에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고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제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3억 달러 지원, 개발도상국을 위한 팬데믹 대응 기금 3000만 달러 출연, 개발도상국과 녹색·디지털 기술 공유 등을 공약했다.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액트-A(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 중이며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아울러 대한민국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글로벌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면서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은 그린 공적 개발 원조(Green ODA)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며 혁신적 녹색기술을 모든 인류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언급하며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와 행정 서비스, 복지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대한 시도”라며 “이러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우리들의 현대사는 이렇게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런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국민포장 수여식에서 빅터 스위프트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장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2022.09.19. /뉴시스윤 대통령은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라며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런 위협의 공포를 겪고도 6·25 직후 1인당 GDP(국내 총생산) 67달러에서 3만 달러가 넘는 세계 12위(GDP)가 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유엔의 과거이자 현재가 대한민국이란 의미를 담았다”라고 했다. 강대국과 약소국이 갈등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국가와 이를 저지하려는 나라들이 유엔의 역할에 따라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70년 전 유엔이 내민 자유와 연대의 손길에 힘 입어 ODA 공여를 늘릴 수 있는 지금의 국력을 갖게 된 것을 모델로 삼아 유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윤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와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한민국의 탄생을 지원한 유엔에서 북의 도발 위협에 굴종하지 않고 자유 진영 연대를 통해 맞서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1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오후 12시51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경제·안보 복합 위기 등으로 세계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가 연대해 자유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난 5월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서 거듭 강조한 ‘자유 연대’를 제시한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자유를 21번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국도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 토의 첫날인 이날 회원국 정상 중 10번째로 기조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11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유엔 헌장이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한다’고 천명한 것을 언급하며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하여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국제 사회가 기후변화, 식량·에너지 안보 문제 등에 직면한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발발한 상황에서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협력하자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1. /뉴시스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 문맹,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자유주의 진영이 지금껏 누려온 번영을 지속하려면 함께 연대해 약소국을 도와야 하고, 이를 위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윤 대통령은 “유엔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유네스코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팬데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또 “탈탄소라는 지구적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녹색 기술 선도국가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더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디지털 격차는 국가 간의 양극화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면서 “디지털 기술 선도국가는 개도국의 디지털 교육과 기술 전수·투자에 더욱 많은 지원을 해야 하고 유엔은 이를 이끄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치고 있다. 2022.09.21. /뉴시스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강조해온 ‘약자 경제’의 글로벌 버전이자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국은 최근 긴축 재정에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고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제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3억 달러 지원, 개발도상국을 위한 팬데믹 대응 기금 3000만 달러 출연, 개발도상국과 녹색·디지털 기술 공유 등을 공약했다.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액트-A(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 중이며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아울러 대한민국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이라는 인류 공동과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글로벌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면서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은 그린 공적 개발 원조(Green ODA)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며 혁신적 녹색기술을 모든 인류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언급하며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와 행정 서비스, 복지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대한 시도”라며 “이러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우리들의 현대사는 이렇게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런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국민포장 수여식에서 빅터 스위프트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장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2022.09.19. /뉴시스윤 대통령은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라며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런 위협의 공포를 겪고도 6·25 직후 1인당 GDP(국내 총생산) 67달러에서 3만 달러가 넘는 세계 12위(GDP)가 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유엔의 과거이자 현재가 대한민국이란 의미를 담았다”라고 했다. 강대국과 약소국이 갈등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국가와 이를 저지하려는 나라들이 유엔의 역할에 따라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70년 전 유엔이 내민 자유와 연대의 손길에 힘 입어 ODA 공여를 늘릴 수 있는 지금의 국력을 갖게 된 것을 모델로 삼아 유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윤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와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한민국의 탄생을 지원한 유엔에서 북의 도발 위협에 굴종하지 않고 자유 진영 연대를 통해 맞서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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