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공포`에 투자 급브레이크… 기업들 내년 이후로 줄줄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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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궉채한 작성일22-09-29 19:53 조회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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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금리에 허리띠 졸라매대기업, 부동산 팔고 현금 모으기만도 센터 매각·한화솔루션 철회스타트업 "투자위축에 방법 없다"
설립 5년차 바이오 벤처기업 A대표는 "지난 수년간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내년부터 미 FDA(식품의약국)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인데, 막대한 투자비용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면서 "지금까지 300억원 넘는 투자를 어렵지 않게 받았는데 후속투자를 받으려 하니 신규 투자사는 물론, 기존 투자사들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스타트업 투자 기회와 규모가 예년의 5% 정도로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지출을 줄여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앞이 막막하다"고 밝혔다. 멈출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국 발(發) 금리인상, 그리고 경기 침체와 주가 폭락 등으로 스타트업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은 가계 뿐 아니라 기업 대출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출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다.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근무하다 독립한 한 스타트업 대표 A씨(58)는 "금리인상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마저 개화를 앞둔 꽃이 폭풍에 져버리는 것과 같은 안타까운 사례들이 속출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화잔고가 바닥나면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처럼 한 순간에 체감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버틸 수 있는 스타트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대기업들은 부동산을 팔고 투자를 미루는 등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한진칼의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 8월 제주KAL호텔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만도도 8월 판교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4000억원에 한라운용리츠에 매각했다. 양사 모두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 매각을 결정했고,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SK하이닉스, 에쓰오일이 각각 1400억원,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했다.기업들은 이처럼 현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면서 동시에 투자는 최대한 미루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상압증류공정과 감압증류공정의 36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달 초 여수산단에 1600억원을 투자해 18만톤의 질산과 질산 유도품 생산 시설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을 보류하기로 했다.예상을 뛰어넘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곳 중 3곳(31.1%)는 최근의 환율 급등에 대응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예상 전망치를 뛰어넘는 환율 상승세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45.8%)이나 됐다. 기초체력이 없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은 돈줄이 막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최근 수년간 급증한 창업기업의 상당수가 본격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전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죽음의 계곡' 기간임에도 외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들의 고충은 더 심하다.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B대표는 "예전에 비해 외부 투자를 받기가 3배는 어려워진 것 같다. 기업가치도 이전의 3분의 1 정도를 쳐 주는 것 같다"면서 "그나마 초기투자가 아니면 투자를 받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애써 살려놓은 창업생태계가 망가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술전략 컨설팅 기업 대표 C씨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량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켜야 하는데 투자시장이 위축되면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올해 9378억원에서 내년 약 25% 줄어들다 보니 벤처투자 업계도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불안지수는 올해 3월(8.8) 이후 6개월째 '주의' 단계(8이상 22미만)에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계속 오르면서 '위험' 단계(22이상)에 근접하는 추세다.
설립 5년차 바이오 벤처기업 A대표는 "지난 수년간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내년부터 미 FDA(식품의약국)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인데, 막대한 투자비용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면서 "지금까지 300억원 넘는 투자를 어렵지 않게 받았는데 후속투자를 받으려 하니 신규 투자사는 물론, 기존 투자사들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스타트업 투자 기회와 규모가 예년의 5% 정도로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지출을 줄여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앞이 막막하다"고 밝혔다. 멈출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국 발(發) 금리인상, 그리고 경기 침체와 주가 폭락 등으로 스타트업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은 가계 뿐 아니라 기업 대출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출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다.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근무하다 독립한 한 스타트업 대표 A씨(58)는 "금리인상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마저 개화를 앞둔 꽃이 폭풍에 져버리는 것과 같은 안타까운 사례들이 속출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화잔고가 바닥나면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처럼 한 순간에 체감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버틸 수 있는 스타트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대기업들은 부동산을 팔고 투자를 미루는 등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한진칼의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 8월 제주KAL호텔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만도도 8월 판교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4000억원에 한라운용리츠에 매각했다. 양사 모두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 매각을 결정했고,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SK하이닉스, 에쓰오일이 각각 1400억원,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했다.기업들은 이처럼 현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면서 동시에 투자는 최대한 미루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상압증류공정과 감압증류공정의 36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달 초 여수산단에 1600억원을 투자해 18만톤의 질산과 질산 유도품 생산 시설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을 보류하기로 했다.예상을 뛰어넘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곳 중 3곳(31.1%)는 최근의 환율 급등에 대응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예상 전망치를 뛰어넘는 환율 상승세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45.8%)이나 됐다. 기초체력이 없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은 돈줄이 막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최근 수년간 급증한 창업기업의 상당수가 본격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전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죽음의 계곡' 기간임에도 외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들의 고충은 더 심하다.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B대표는 "예전에 비해 외부 투자를 받기가 3배는 어려워진 것 같다. 기업가치도 이전의 3분의 1 정도를 쳐 주는 것 같다"면서 "그나마 초기투자가 아니면 투자를 받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애써 살려놓은 창업생태계가 망가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술전략 컨설팅 기업 대표 C씨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량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켜야 하는데 투자시장이 위축되면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올해 9378억원에서 내년 약 25% 줄어들다 보니 벤처투자 업계도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불안지수는 올해 3월(8.8) 이후 6개월째 '주의' 단계(8이상 22미만)에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계속 오르면서 '위험' 단계(22이상)에 근접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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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의 얼굴'인 투몬 비치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건 비치. 한가롭게 괌의 자연을 볼 수 있어 숨은 명소로 꼽힌다.‘대냐괌.’코로나 팬데믹 이전, 저비용항공사(LCC) 승무원 사이에서 유행한 말이다. ‘대만·냐짱·괌’을 비행하는 항공사 승무원들은 ‘하도 많이 갔다 와서 지겹다’는 의미를 살짝 담아 농담처럼 행선지를 알려주곤 했다. 괌은 그토록 대중적인 관광지였다. 제주항공만 해도 취항 10년 동안 187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3년간 하늘길을 꽁꽁 묶어뒀다. 괌에 가본 지가 까마득하다. 마침내 괌에 활기가 다시 돌고 있다. 모처럼 떠나는 괌에서 제대로 즐길 방법을 소개한다. 괌은 ‘액티비티의 천국’괌은 ‘액티비티 천국’이다. 스노클링, 다이빙부터 ‘돌고래 크루즈’까지 즐길 수 있다. 예전에 액티비티는 진득하게 즐기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배 한 척에 수십 명씩 탑승해 바다로 나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다소 한적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에메랄드 바다 위를 날아보고 싶다면 패러세일링을 추천한다. 빠르게 달리는 보트와 낙하산에 의지한 채 하늘을 달리는 액티비티다. 하늘 위로 올라가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발밑에는 푸른 물결이,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이 가득하다. 제대로 즐기려면 햇볕이 뜨겁기 전, 가장 빠른 시간인 오전 8시를 추천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로컬로 불리는 현지 토박이들이 운영하는 업체만 남았다. 호텔에서 항구까지 오가는 픽업트럭에서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은 기회다.
괌의 바다를 조망하면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CCP 골프장.골퍼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괌은 골프 여행지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혜의 자연 속에 현지인을 위한 숨은 골프 명소가 있다. CCP 골프장은 괌에서 가장 오래된 18홀 코스다. 코로나 이전에도 관광객보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과 현지인들이 주로 애용했다. 홀 곳곳에서 괌의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흔히 휴양지 골프장은 잔디 관리에 소홀하다는 선입견이 많다. 하지만 이곳은 잔디 관리에 큰 공을 들이고 있어 잔디 상태가 한국 회원제 골프장과 다를 바 없다. 운이 좋다면 캐디와 단둘이 ‘황제 골프’도 쳐볼 수 있다.투몬 비치는 ‘괌의 얼굴’이라고 불리는데 그만큼 붐빈다. 해변가에서는 “물고기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된다. 그럴 땐 바로 옆의 건 비치를 찾아보자. 투몬 비치에서 차로 5분 거리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준다. 해변에서 딱 다섯 걸음만 걸어 나와도 열대어가 발에 치일 정도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돈을 낼 필요 없이 물안경 하나만 있으면 24시간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호캉스’에도 안성맞춤휴양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호텔에 ‘콕’ 박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호캉스족’에게 괌은 안성맞춤이다.아이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에게 아름다운 자연이나 황홀한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수영장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도 좋고, 아이들끼리 놀게 해도 부족함이 없는 장소여서다.닛코호텔은 괌에서 가장 긴 72m짜리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슬라이드 하나 때문에 일부러 이 호텔을 선택하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한 번 타려면 한참을 올라가야 하지만, 올라가는 길도 괌의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조성해놨다. 오솔길 중간중간 돌아다니는 도마뱀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츠바키타워의 '인피니티풀'.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인피니티 풀. 괌에서는 2020년 개장한 ‘신상 호텔’ 츠바키타워에서만 즐길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와 수영장이 마치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객이 많지 않다.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 찍기에 제격인 이유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7시30분, 9시, 10시30분에 10분간 분수 쇼가 펼쳐진다. 음악에 맞춰 분수 색깔과 모양이 자유자재로 바뀐다. 하늘 높이 올라가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괌의 터줏대감이라고 불릴 만한 ‘퍼시픽 아일랜드 클럽(PIC) 호텔’은 서커스 공연을 선보인다. 유럽 그랑프리에서 1위를 거머쥔 서커스단과 3년간 계약을 맺었다. 매주 주말 저녁 7시 공연이 열린다. 호텔은 수영장 옆에 서커스장을 크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어른 관객이 더 많았다.오토바이를 타고 와이어 위를 날아다니고, 큰 공 안으로 세 대의 오토바이가 질주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어떤 장치도 없이 줄에만 매달려 펼치는 공연은 아찔하다. 중간에 아이들을 위한 퀴즈와 관객 참여형 공연도 준비됐다. 괌에서 가장 많이 웃은 순간이 서커스 관람 시간이라고 할 정도다. 언어 하나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웃고 소리 지르게 만든다.괌=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괌의 얼굴'인 투몬 비치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건 비치. 한가롭게 괌의 자연을 볼 수 있어 숨은 명소로 꼽힌다.‘대냐괌.’코로나 팬데믹 이전, 저비용항공사(LCC) 승무원 사이에서 유행한 말이다. ‘대만·냐짱·괌’을 비행하는 항공사 승무원들은 ‘하도 많이 갔다 와서 지겹다’는 의미를 살짝 담아 농담처럼 행선지를 알려주곤 했다. 괌은 그토록 대중적인 관광지였다. 제주항공만 해도 취항 10년 동안 187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3년간 하늘길을 꽁꽁 묶어뒀다. 괌에 가본 지가 까마득하다. 마침내 괌에 활기가 다시 돌고 있다. 모처럼 떠나는 괌에서 제대로 즐길 방법을 소개한다. 괌은 ‘액티비티의 천국’괌은 ‘액티비티 천국’이다. 스노클링, 다이빙부터 ‘돌고래 크루즈’까지 즐길 수 있다. 예전에 액티비티는 진득하게 즐기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배 한 척에 수십 명씩 탑승해 바다로 나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다소 한적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에메랄드 바다 위를 날아보고 싶다면 패러세일링을 추천한다. 빠르게 달리는 보트와 낙하산에 의지한 채 하늘을 달리는 액티비티다. 하늘 위로 올라가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발밑에는 푸른 물결이,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이 가득하다. 제대로 즐기려면 햇볕이 뜨겁기 전, 가장 빠른 시간인 오전 8시를 추천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로컬로 불리는 현지 토박이들이 운영하는 업체만 남았다. 호텔에서 항구까지 오가는 픽업트럭에서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은 기회다.
괌의 바다를 조망하면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CCP 골프장.골퍼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괌은 골프 여행지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혜의 자연 속에 현지인을 위한 숨은 골프 명소가 있다. CCP 골프장은 괌에서 가장 오래된 18홀 코스다. 코로나 이전에도 관광객보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과 현지인들이 주로 애용했다. 홀 곳곳에서 괌의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흔히 휴양지 골프장은 잔디 관리에 소홀하다는 선입견이 많다. 하지만 이곳은 잔디 관리에 큰 공을 들이고 있어 잔디 상태가 한국 회원제 골프장과 다를 바 없다. 운이 좋다면 캐디와 단둘이 ‘황제 골프’도 쳐볼 수 있다.투몬 비치는 ‘괌의 얼굴’이라고 불리는데 그만큼 붐빈다. 해변가에서는 “물고기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된다. 그럴 땐 바로 옆의 건 비치를 찾아보자. 투몬 비치에서 차로 5분 거리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준다. 해변에서 딱 다섯 걸음만 걸어 나와도 열대어가 발에 치일 정도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돈을 낼 필요 없이 물안경 하나만 있으면 24시간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호캉스’에도 안성맞춤휴양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호텔에 ‘콕’ 박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호캉스족’에게 괌은 안성맞춤이다.아이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에게 아름다운 자연이나 황홀한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수영장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도 좋고, 아이들끼리 놀게 해도 부족함이 없는 장소여서다.닛코호텔은 괌에서 가장 긴 72m짜리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슬라이드 하나 때문에 일부러 이 호텔을 선택하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한 번 타려면 한참을 올라가야 하지만, 올라가는 길도 괌의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조성해놨다. 오솔길 중간중간 돌아다니는 도마뱀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츠바키타워의 '인피니티풀'.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인피니티 풀. 괌에서는 2020년 개장한 ‘신상 호텔’ 츠바키타워에서만 즐길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와 수영장이 마치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객이 많지 않다.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 찍기에 제격인 이유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7시30분, 9시, 10시30분에 10분간 분수 쇼가 펼쳐진다. 음악에 맞춰 분수 색깔과 모양이 자유자재로 바뀐다. 하늘 높이 올라가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괌의 터줏대감이라고 불릴 만한 ‘퍼시픽 아일랜드 클럽(PIC) 호텔’은 서커스 공연을 선보인다. 유럽 그랑프리에서 1위를 거머쥔 서커스단과 3년간 계약을 맺었다. 매주 주말 저녁 7시 공연이 열린다. 호텔은 수영장 옆에 서커스장을 크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어른 관객이 더 많았다.오토바이를 타고 와이어 위를 날아다니고, 큰 공 안으로 세 대의 오토바이가 질주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어떤 장치도 없이 줄에만 매달려 펼치는 공연은 아찔하다. 중간에 아이들을 위한 퀴즈와 관객 참여형 공연도 준비됐다. 괌에서 가장 많이 웃은 순간이 서커스 관람 시간이라고 할 정도다. 언어 하나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웃고 소리 지르게 만든다.괌=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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