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MBC로 화살 향한 비속어 논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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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웅희 작성일22-09-27 07:39 조회4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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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한 MBC 비판국힘, MBC 보도에 날조 주장… 야당과 유착 의심도민주 “의혹 부풀리지 말고 공식 주장하라… 법적 대응”대통령 후보시절 MBC에 부정적 시각…방문진도 갈등“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아 말리믄(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했다가 언급한 이 비속어 논란이 정국을 강타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단어 ‘바이든’이 ‘날리면’ ‘말리믄’ 등의 단어라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했다며 연일 공격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이런 와중에 여당과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대통령 집무실이 아닌 이를 최초 보도한 MBC에 돌리고 있다. MBC가 “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자르고, ‘이 XX’, ‘바이든’ 등을 넣어 날조했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최근 번지고 있는 MBC에 대한 집중포화가 윤 대통령의 욕설 파문 국면 전환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의 개혁을 저울질하던 정부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본격적인 방송 손보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26일 국회와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여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의 화살을 윤 대통령에 대한 실책이 아닌 MBC에 대한 비난으로 바꾼 상태다. 현재 여야는 ‘MBC의 방송이 날조됐느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MBC와 유착관계에 있었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MBC의 방송이 적합했느냐는 논란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뒤덮은 것이다.현재 사안을 바라보는 여야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MBC를 공격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MBC는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서 보도했다”며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하지만 주 원내대표조차도 MBC 자막의 어떤 점이 틀렸다는 것에 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MBC 자막이 틀렸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확실히 틀렸다고 단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보도의 기본을 안 지켰다”고 했다.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이 이렇게 전문가의 영역에 대한 검증도 없이 짜깁기해서 자막까지 달아서 내보내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막으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짜깁기”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보시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사적 영역 아니었나.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보호해줄 부분도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여당이 MBC에 대해 강공을 펼치는 배경에는 일각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 MBC의 해당 보도시점은 오전 10시인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보도가 나기 30분 전쯤에 이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MBC가 사전에 보도를 박 원내대표 측에 유출 및 공유하지 않았냐는 것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는 지난 25일 ‘민주당 기획, MBC 제작인가? 정언유착 의혹 진상을 밝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을 둘러싼 민주당과 MBC의 유착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6일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야당은 논란에 대해 물타기를 하지말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MBC와의 ‘정언유착’ 주장에 “의혹 부풀리기식으로 하지 말고 공식 주장해달라. 법적으로 바로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정부와 여당은 MBC에 대해 그간 불편한 시각을 보였다. 정부는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에 대해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고발 및 임직원 해임을 압박해왔다. 이미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와 TBS에 대해 ‘봐주기 심의’를 하고 있다며 정연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6명과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MBC가 2020년 4월1일 최경환 전 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는데, 민사소송 확정판결에서 보도가 허위 사실임이 인정됐는데도 방심위가 MBC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지난 20일에는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박성제 MBC 사장의 해임건을 두고 맞붙기도 했다. 당시 이사들은 MBC의 편향성 논란을 두고 찬반으로 갈렸고 이들은 결국 해임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못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전경. 연합뉴스이때 김도인 이사가 낸해임안을 찬성한 지성우 이사는 “(MBC의) 보도 공정성에 대해 국민이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드러난다. 또 현재 파업 불참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김석환 이사는 “MBC의 경영은 개선돼가고 있고 큰 폭의 영업흑자를 보인다”며 “많은 조사에서 MBC를 신뢰하는 매체로 뽑고 있다”고 말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이 사항에 대해 논의종결 여부를 물었고 찬성 5명, 반대 2명으로 박 사장의 해임건은 종결됐다.정치권에서는 이번 해임건의안으로 향후 정치권 공방이 가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한 토론회에서 KBS·MBC를 겨냥해 “정권 바뀌면 바깥사람들이 딱 들어와서 그야말로 점령군처럼 싹 몰아내는 게 과연 언론사냐. 공영방송이 편향돼 있다면 정말 민영화가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현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불공정 보도 사례를 근거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를 막겠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이런 와중에 여당과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대통령 집무실이 아닌 이를 최초 보도한 MBC에 돌리고 있다. MBC가 “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자르고, ‘이 XX’, ‘바이든’ 등을 넣어 날조했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최근 번지고 있는 MBC에 대한 집중포화가 윤 대통령의 욕설 파문 국면 전환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의 개혁을 저울질하던 정부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본격적인 방송 손보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26일 국회와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여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의 화살을 윤 대통령에 대한 실책이 아닌 MBC에 대한 비난으로 바꾼 상태다. 현재 여야는 ‘MBC의 방송이 날조됐느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MBC와 유착관계에 있었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MBC의 방송이 적합했느냐는 논란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뒤덮은 것이다.현재 사안을 바라보는 여야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MBC를 공격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MBC는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서 보도했다”며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하지만 주 원내대표조차도 MBC 자막의 어떤 점이 틀렸다는 것에 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MBC 자막이 틀렸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확실히 틀렸다고 단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보도의 기본을 안 지켰다”고 했다.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이 이렇게 전문가의 영역에 대한 검증도 없이 짜깁기해서 자막까지 달아서 내보내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막으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짜깁기”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보시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사적 영역 아니었나.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보호해줄 부분도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여당이 MBC에 대해 강공을 펼치는 배경에는 일각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 MBC의 해당 보도시점은 오전 10시인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보도가 나기 30분 전쯤에 이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MBC가 사전에 보도를 박 원내대표 측에 유출 및 공유하지 않았냐는 것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는 지난 25일 ‘민주당 기획, MBC 제작인가? 정언유착 의혹 진상을 밝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을 둘러싼 민주당과 MBC의 유착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6일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야당은 논란에 대해 물타기를 하지말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MBC와의 ‘정언유착’ 주장에 “의혹 부풀리기식으로 하지 말고 공식 주장해달라. 법적으로 바로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정부와 여당은 MBC에 대해 그간 불편한 시각을 보였다. 정부는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에 대해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고발 및 임직원 해임을 압박해왔다. 이미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와 TBS에 대해 ‘봐주기 심의’를 하고 있다며 정연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6명과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MBC가 2020년 4월1일 최경환 전 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는데, 민사소송 확정판결에서 보도가 허위 사실임이 인정됐는데도 방심위가 MBC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지난 20일에는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박성제 MBC 사장의 해임건을 두고 맞붙기도 했다. 당시 이사들은 MBC의 편향성 논란을 두고 찬반으로 갈렸고 이들은 결국 해임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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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형제들의 당수 조르자 멜로니가 '감사합니다, 이탈리아'라고 쓰인 플레카드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우파연합, 상·하원 모두 넉넉한 과반이날 하원 개표가 61.7% 진행된 상황에서 우파연합은 43.7%를 득표해 차기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40%)을 넘어섰다. FdI는 26.5%를 얻어 정당별 득표에서도 1위가 확실시 된다. 우파연합에 속한 동맹(Lega)과 전진하는이탈리아당(FI)은 8%대, 노이 모데라티는 1%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상원(76.1% 개표)에서도 우파연합이 44%를 득표해 앞서고 있다. 반면 좌파연합은 하원 27.1%, 상원 26.7% 득표에 그쳤다.이에 따라 우파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종 결과는 26일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최종 투표율은 63.8%로, 지난 총선(72.9%) 대비 9%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우파연합의 승리가 굳어지자, 멜로니 대표는 26일 새벽 “유권자들은 우파가 이탈리아를 이끌기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이탈리아인을 위해 정치할 것이며,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PD)은 즉각 패배를 인정했다. 데보라 세라치아 PD 부대표는 “오늘은 국가에 슬픈 날”이라며 “의회에서는 우파가 과반을 차지했지만, 국가 전체에선 그렇지 않다”는 논평을 내놨다.
지난 7월 사임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AP=연합뉴스]━'최악 인플레'가 감세·反난민 극우 승리지난 2018년 총선에서 지지율 4%대의 군소 정당이던 FdI는 불과 4년 만에 유럽 3위 경제국의 제1당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2월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가 거국 내각을 구성할 당시, 주요 정당 중 유일하게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을 자처한 게 존재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로이터통신은 우파연합의 승리 요인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이탈리아의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9.1%로, 1997년 유럽연합(EU) 조화 지수(EU-harmonised index) 집계 시작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 상황도 악화됐다. 이탈리아 통계청 ISTAT에 따르면, 지난 7월 임시계약직 종사자 수는 1977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임시직·저임금 노동이 만연하자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해외로 빠져나갔다.극우 세력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 저성장, 낮은 고용 등으로 지난 정부에 좌절감을 느낀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며 지지세를 불렸다. 멜로니 대표는 정부지출 확대, 대대적인 감세를 공약하며 생활고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표심을 끌어모았다.이민과 난민에 적대적인 정서도 적극 활용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한 유럽의 관문 국가로, 반(反) 난민 정서가 특히 강하다. 지난 2018년 설문조사에서 ‘이민자가 많아지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답한 이탈리아인의 비율은 58%로, 전체 유럽인 평균(14%)의 4배가 넘었다. ‘범죄율 상승이 이민자 책임’이라고 답한 이탈리아인(74%) 역시, 유럽 평균(57%)을 웃돌았다.멜로니 대표는 이탈리아 군대를 보내 리비아 해안을 봉쇄함으로써 아프리카 난민의 유입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엔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피해자 동의 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구설에 올랐다. ‘2차 가해’ ‘인종 혐오’ 논란도 있었지만 멜로니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또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어도 부모가 외국인이면 시민권 부여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인기를 끌었다.
이탈리아의 한 아연 도금 공장.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에 따라 공장 운영이 불투명하다. AP=연합뉴스━NYT "민족주의 송곳니 드러낼 것" 이탈리아의 우파연합 돌풍은 지난 6월 프랑스 총선에서 제3당으로 급성장한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 지난 11일 스웨덴 총선에서 원내 2당에 등극한 스웨덴민주당에 이은 유럽 정치권의 '우향우'를 반영한다. 독일·프랑스와 함께 EU를 주도하는 이탈리아의 극우 발진은 향후 EU의 정책·노선을 뒤흔들 수 있다. 좌파연합의 레타 PD 대표는 “(극우 집권시) 이탈리아가 독일‧프랑스와 손발을 맞춰왔던 기존의 경제‧외교 정책 노선을 깨고, 극우 성향의 헝가리‧폴란드‧체코 등과 손잡고 유럽 2부 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며 “이는 이탈리아와 EU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親)러·친푸틴 성향이 뚜렷한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수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FI 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수 있다는 것도 유럽 각국에 불안 요소다. 겨울철 에너지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유럽 파트너와의 연대보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EU와 나토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동맹당수 마테오 살비니(오른쪽)가 푸틴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옆에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AP=연합뉴스다만,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당장 극우적인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 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신종 코로나 회복 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에 협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친유럽적인 양의 탈은 쓴 멜로니가 일단 집권하면, 민족주의의 송곳니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대통령이 연정의 다수당 당수를 총리로 지명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후 상·하원의 신임투표를 거친다. 총리가 내각 구성원을 지명해 내각 명단과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내각 구성이 완료된다. 이번 총선 이후 새 국회 개원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이에 따라 1946년 이후 68번째가 될 차기 정부는 아무리 일러도 다음달 말에 구성될 전망이다.
이탈리아형제들의 당수 조르자 멜로니가 '감사합니다, 이탈리아'라고 쓰인 플레카드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우파연합, 상·하원 모두 넉넉한 과반이날 하원 개표가 61.7% 진행된 상황에서 우파연합은 43.7%를 득표해 차기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40%)을 넘어섰다. FdI는 26.5%를 얻어 정당별 득표에서도 1위가 확실시 된다. 우파연합에 속한 동맹(Lega)과 전진하는이탈리아당(FI)은 8%대, 노이 모데라티는 1%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상원(76.1% 개표)에서도 우파연합이 44%를 득표해 앞서고 있다. 반면 좌파연합은 하원 27.1%, 상원 26.7% 득표에 그쳤다.이에 따라 우파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종 결과는 26일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최종 투표율은 63.8%로, 지난 총선(72.9%) 대비 9%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우파연합의 승리가 굳어지자, 멜로니 대표는 26일 새벽 “유권자들은 우파가 이탈리아를 이끌기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이탈리아인을 위해 정치할 것이며,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PD)은 즉각 패배를 인정했다. 데보라 세라치아 PD 부대표는 “오늘은 국가에 슬픈 날”이라며 “의회에서는 우파가 과반을 차지했지만, 국가 전체에선 그렇지 않다”는 논평을 내놨다.
지난 7월 사임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AP=연합뉴스]━'최악 인플레'가 감세·反난민 극우 승리지난 2018년 총선에서 지지율 4%대의 군소 정당이던 FdI는 불과 4년 만에 유럽 3위 경제국의 제1당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2월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가 거국 내각을 구성할 당시, 주요 정당 중 유일하게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을 자처한 게 존재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로이터통신은 우파연합의 승리 요인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이탈리아의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9.1%로, 1997년 유럽연합(EU) 조화 지수(EU-harmonised index) 집계 시작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 상황도 악화됐다. 이탈리아 통계청 ISTAT에 따르면, 지난 7월 임시계약직 종사자 수는 1977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임시직·저임금 노동이 만연하자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해외로 빠져나갔다.극우 세력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 저성장, 낮은 고용 등으로 지난 정부에 좌절감을 느낀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며 지지세를 불렸다. 멜로니 대표는 정부지출 확대, 대대적인 감세를 공약하며 생활고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표심을 끌어모았다.이민과 난민에 적대적인 정서도 적극 활용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한 유럽의 관문 국가로, 반(反) 난민 정서가 특히 강하다. 지난 2018년 설문조사에서 ‘이민자가 많아지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답한 이탈리아인의 비율은 58%로, 전체 유럽인 평균(14%)의 4배가 넘었다. ‘범죄율 상승이 이민자 책임’이라고 답한 이탈리아인(74%) 역시, 유럽 평균(57%)을 웃돌았다.멜로니 대표는 이탈리아 군대를 보내 리비아 해안을 봉쇄함으로써 아프리카 난민의 유입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엔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피해자 동의 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구설에 올랐다. ‘2차 가해’ ‘인종 혐오’ 논란도 있었지만 멜로니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또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어도 부모가 외국인이면 시민권 부여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인기를 끌었다.
이탈리아의 한 아연 도금 공장.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에 따라 공장 운영이 불투명하다. AP=연합뉴스━NYT "민족주의 송곳니 드러낼 것" 이탈리아의 우파연합 돌풍은 지난 6월 프랑스 총선에서 제3당으로 급성장한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 지난 11일 스웨덴 총선에서 원내 2당에 등극한 스웨덴민주당에 이은 유럽 정치권의 '우향우'를 반영한다. 독일·프랑스와 함께 EU를 주도하는 이탈리아의 극우 발진은 향후 EU의 정책·노선을 뒤흔들 수 있다. 좌파연합의 레타 PD 대표는 “(극우 집권시) 이탈리아가 독일‧프랑스와 손발을 맞춰왔던 기존의 경제‧외교 정책 노선을 깨고, 극우 성향의 헝가리‧폴란드‧체코 등과 손잡고 유럽 2부 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며 “이는 이탈리아와 EU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親)러·친푸틴 성향이 뚜렷한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수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FI 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수 있다는 것도 유럽 각국에 불안 요소다. 겨울철 에너지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유럽 파트너와의 연대보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EU와 나토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동맹당수 마테오 살비니(오른쪽)가 푸틴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옆에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AP=연합뉴스다만,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당장 극우적인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 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신종 코로나 회복 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에 협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친유럽적인 양의 탈은 쓴 멜로니가 일단 집권하면, 민족주의의 송곳니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대통령이 연정의 다수당 당수를 총리로 지명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후 상·하원의 신임투표를 거친다. 총리가 내각 구성원을 지명해 내각 명단과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내각 구성이 완료된다. 이번 총선 이후 새 국회 개원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이에 따라 1946년 이후 68번째가 될 차기 정부는 아무리 일러도 다음달 말에 구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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